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이해와 역할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이해와 역할에서는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목표와 ‘금융’, ‘사람, 네트워크 및 전문성’, ‘마케팅 및 유통’, ‘혁신’을 지원하고 ‘모니터’하는 역할을 알아보고 한국사회의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 한계와 발전방향도 검토한다.
1.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5가지 목표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이해와 역할에 있어서 ‘중간지원조직(Intermediaries)’이라 함은 “사회적 목적에 헌신하면서, 정해진 프로젝트나 프로그램보다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하여 도전하는 새로운 사업에 중점을 두면서 사회적경제 조직에게 재정, 숙련(경영기술), 기술개발, 물리적인 협업 공간, 증거물(도구(사회적 영향 측정 등), 정보, 자료, 사례 등) 및 네트워크를 모아서 연결해 주는 특별한 조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중간지원조직인 영 파운데이션에서도 이러한 역할을 이해할 수 있다.
중간지원조직은 첫째, 진정으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본질에 기초하여 사회적경제 조직이 더 잘 유지되고,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 일, 둘째, 사회적경제 기업과 함께 사회적 영향을 객관적으로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일, 셋째, 중간지원기관의 도움으로 추가적으로 발생한 가치에 대하여 금융 및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 넷째 다른 중간지원기관과 맺은 재정 지원 등의 협약사항은 존중하면서 함께 일하는 일, 다섯째, 사회적경제 기업을 더 많이 발굴하고 사회적경제 기업 서로 간 구매 및 지원을 장려하는 일을 목표로 일해야 한다1.
2. 해외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 현황
한국사회에서는 종종 중간지원조직을 행정과 시민 또는 사회적경제 기업 또는 지역공동체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연결해 주고, 활성화를 지원하는 거버넌스의 연결 고리로 설명하기도 한다2.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등 유럽의 각국은 사회적경제 당사자 조직이 중심인 ‘사회적경제 컨설팅 기관’,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경제 연합체(회)’, ‘사회적경제 기업 간 컨소시엄 또는 지역 내 사회적경제 기업 그룹’ 등의 형태를 가진 다수의 중간지원기관이 자국 및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3.
미국의 경우는 빌 드레이튼(Bill Drayton), 슈밥 부부(Klaus&Hilde Schwab), 웨인 실비(Wayne Silby)와 조쉬 메일맨(Josh Mailman), 조지 로버츠(George Roberts), 제프 스콜(Jeff Skoll)과 같이 사회혁신가 또는 사회적기업가가 창립한 비영리재단 아쇼카(Ashoka), 슈밥(Schwab), SVN(Social Venture Network), REDF(Roberts Enterprise Development Fund), 스콜(Skoll) 등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제너럴 애틀랜틱(General Atlantic)에서 출연하여 만든 에코잉 그린(Echoing Green)처럼 기업 출연을 통하여 만든 비영리재단 등이 세계적으로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중간지원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클 영(Michael Young)이 설립한 영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과 국가 복권기금으로 설립 및 운영되는 NESTA도 잘 알려진 영국의 중간지원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및 영국 등의 선진 비영리재단들은 다양한 전문영역 및 지역공동체 등에 특화되어 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전문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재단들 사이에도 혁신적 상호 경쟁을 통해 차별화를 거듭하고 있다. 결국 선진국의 비영리재단들은 중간지원조직으로써 사회적경제 생태계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 한국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 현황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이해와 역할에 있어서 한국사회의 경우는 재단의 설립 및 출연 규모 자체가 적은 편이며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의 중간지원조직으로써 역할은 아직 부족한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 재단의 구조 및 운영 방식에 대한 혁신적 변화를 통하여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4.
한국사회는 중앙정부 및 지자체 주도로 사회적경제 정책사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 또는 지정한 중간지원기관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전국적으로 중앙부처, 광역시·도, 시·군·구가 설치하고 있는 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대략 47개 이상에 이르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지정한 16개의 중간지원조직이 전국의 광역시·도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는 따복공동체지원센터[2022년 현재 사회적경제센터(2023년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설립)와 마을공동체지원센터로 분리 운영 중], 서울시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 광역시·도에 중간지원조직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각 기초 지자체 시·군·구에는 지역 중심의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자활사업을 지원하는 중간지원기관으로 보건복지부 재단인 한국자활복지개발원이 있으며 광역시·도에는 광역자활센터가 설치되어 있고 전국적으로 기초 지자체 시·군·구에도 240곳 내외의 지역자활센터가 설치되어 자활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이전부터 자활사업을 중심으로 마이크로크레딧 금융기관 역할을 해 오던 신나는조합, 사회연대은행, 열매나눔재단 등 다수의 기관은 정부의 중간지원기관 역할 및 정책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상업적 기업 펀딩을 통하여 소액금융을 지원하는 역할도 지속해서 담당하고 있다.
민간 중간지원조직으로는 SK그룹에서 설립한 행복나눔재단이 있으며 사회적 영향 투자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루트임팩트(Root Impact), 한국사회투자, 소풍(Sopoong), 디쓰리쥬빌리(D3Jubilee)파트너스,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있다. 임팩트 투자 부분은 사회적 영향 투자 및 조달 부분에서 별도로 언급되므로 그 부분을 참고하기 바란다.
4.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5가지 역할
4-1. 창업단계 금융지원 현황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이해와 역할에 있어서 많은 경우 중간지원기관의 지원이 사회적경제 기업의 창업기에 집중되어 있으며 상대적으로 중요한 ‘과도기의 성장 단계’ 기업을 위한 지원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지원은 사회적경제 기업에게 가장 기대되고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회적경제 기업 창업을 희망하는 숫자에 비하여 금융지원의 기회 및 규모는 매우 작다.
2010년 현재 영국의 경우, 사회적경제 창업기업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평균 5만 프랑(약 7천 500만 원)에서 25만 프랑(약 3억 7500만 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실제 창업기업에게 지원된 자금은 3분의 2 이상의 기업에서 5000프랑(약 750만 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경제 기업에게 항상 금융 지원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업 개발 초기에는 경영기술 지원, 비즈니스 모델 형성에 대한 조언, 네트워킹 지원이 더욱 중요하다. 사회적경제 영역의 금융 투자에는 일반적으로 수익은 낮으며 성장은 더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내 투자(Patient investment)’ 또는 상업적 및 사회적 투자를 결합하는 방식의 ‘자선 투자(Philanthropic investment)’나 ‘사회적 영향 투자(Social Impact investment)’가 필요하다.
4-2. 중간지원조직의 5가지 핵심역할
중간지원조직이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할 때는 가까이서 잦은 만남을 통하여 정보를 안내하거나 상담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은 영 파운데이션과 NESTA에서 말하는 중간지원조직의 5가지 핵심 역할(Five key roles of intermediaries)을 나타내고 있다. 그것은 ‘금융’, ‘사람, 네트워크 및 전문성’, ‘마케팅 및 유통’, ‘혁신’을 지원하고 ‘모니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림에서 보면 중간지원기관은 첫째, 기업의 사회적·경제적 수익구조와 자금 욕구 사이를 잘 조정하여 금융을 지원하고 둘째, 네트워크, 물리적 공간, 전문 컨설팅, 자원봉사자 배치 등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경제 기업의 경영기술 구축을 도와주고 전문지식을 제공하며 교육과 직원고용의 연결을 제공한다. 셋째, 사회적경제 기업이 다양한 형태의 시장에서 고객 또는 수혜자를 찾고 연결하는 일을 도와주며, 고객 또는 수혜자가 사회적경제 기업을 찾도록 도와준다.
넷째, 새로운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와 영향을 달성하려는 모험 기업의 창업과 성장에 집중하여 지원하며, 다섯째, 사회적경제 기업의 효과 및 영향을 평가하고 시장에서 필요한 기능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역할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발전단계에 따라 요구되는 역량과 필요한 지원도 조금씩 달라진다. 다음은 성장 단계별 필요한 중간지원기관의 역할과 지원 내용을 정리한 내용이다5.
- 초기 단계: 기초기술훈련, 리더십 개발, 네트워킹 플랫폼, 고위험창업자금, 창업공간, 법률 조언, 비즈니스 모델 설계, 멘토링 및 기타 도움, 사회적 영향 측정 기술
- 성장 단계: 협력적 네트워킹 기술, 인력지원 및 자문, 사회적 마케팅 및 판매, 시장 경로와 점유율 확대, 경영 체계 조언 및 개발, 정책 네트워크 및 조언, 입찰 플랫폼 참여, 다양한 재원조달 방법
- 규모화 단계, 사회적 영향 확장 실행, 사회적 전략경영 컨설팅, 사회적 인수·합병 자문, 고도의 숙련가 채용,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정책 및 제도화 지원
이외에도 중간지원기관은 ‘사회적경제 기업 설립 컨설팅’, ‘네트워킹의 구심점’, ‘프로젝트 직접 참여 혹은 자문’, ‘정보통신 서비스’, ‘조사 연구 및 정책 개발’, ‘자체 창업기업 배출’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5. 한국사회 중간지원조직의 한계와 발전 방향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이해와 역할에서 한국사회 중간지원기관은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정책 과정에서 주로 인증 및 행정관리 역할을 맡으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마을 만들기를 비롯한 지역공동체 사업이 확산되면서 점차 지역공동체 또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촉매자의 역할을 함께 갖추어 가고 있다. 하지만 중간지원기관이 행정과 시민을 이어 주는 하나의 주체로 인식되기보다는 행정의 하부조직 중 하나로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상당수의 중간지원기관이 행정으로부터 위탁을 받거나 직영으로 운영되는 ‘정부 중심’ 또는 ‘행정 중심’ 중간지원기관이 갖는 한계라고 볼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준을 높이는 문제는 가장 시급하면서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담론은 거의 정부가 독점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사회적 합의 수준을 높이는 문제의 상당 부분은 행정기관 및 중간지원조직의 개선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로 폭넓은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고 이들의 활동이 정부 정책과 시장에 대한 개입의 여지를 넓히고 이를 통하여 사회적경제가 사회적 정당성과 효율성 차원에서 그들의 존재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본질적으로 지역사회의 필요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사회적경제는 생산된 재화 및 서비스에 관계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연계를 통해서 사회적 자본을 형성해야 한다. 이렇게 형성된 사회적 자본을 근거로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이해당사자들 간의 상호이익적인 호혜 관계를 지속해서 유지하고 거래 비용을 줄이는 지속적 효과와 함께 사회적경제 기업이 애초에 갖고 있던 사회적 목적에서 이탈을 방지하도록 작동될 필요가 있다6.
여기에 공공정책은 유럽사회의 전통적인 공공정책의 전통 속에서 발견되는 원칙처럼 사회적경제 기업이 재화와 용역이라는 수단에 사회적 목적이라는 본질이 매몰하지 않도록 사회문제 해결의 기능을 지역중심의 사회적경제 조직에게 제도적으로 적절히 배분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과도하게 정부에 기대는 의존성에서 벗어나 보다 주체적인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경제의 제반 활동들은 결과물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중심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즉 사회적경제가 세상을 ‘얼마만큼’ 변화시키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부분에서 행정기관 및 중간지원조직의 사고와 관점을 대폭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7.
- Cynthia Shanmugalingam, Jack Graham, Simon Tucker, and Geoff Mulgan(2011), “GROWING SOCIAL VENTURES, The role of intermediaries and investors: who they are, what they do, and what they could become”, Young Foundation & NESTA. ↩︎
- 희망제작소(2016), “중간지원조직과 거버넌스”, 희망이슈, 5호. ↩︎
- 엄형식·마상진·이동필(2011), “유럽의 사회적기업 중간지원조직 현황과 시사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 문철우(2012), “사회적기업, 사회적 투자(Impact Investment)의 발전과 경영전략적 시사점”, 경영학연구, 41(6), 1435-1470. ↩︎
- Cynthia Shanmugalingam, Jack Graham, Simon Tucker, and Geoff Mulgan(2011), “GROWING SOCIAL VENTURES, The role of intermediaries and investors: who they are, what they do, and what they could become”, Young Foundation & NESTA. ↩︎
- 장원봉(2006), “‘사회적 경제’의 의미와 발전과제”, 한국도시연구, 도시와빈곤, 80, pp.92-115.; 장원봉(2008),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운동”, 녹색평론, 100호. ↩︎
- 신명호(2021), “사회적경제는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in “한국 사회적경제의 거듭남을 위하여”, 착한책가게(2021).; 장원봉(2008), “공동생산자로서 지방정부와 사회적기업의 파트너십 형성과 전망”, 한국거버넌스학회보, 15(3), pp.299-3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