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배움 공동체 한국의 태봉고등학교
서로배움 공동체 한국의 태봉고등학교에서는 입시경쟁에 찌든 사회에 행복과 사랑, 서로 배우고 나누는 배움 공동체의 소중함을 알리는 한국의 태봉고등학교에 대하여 알아본다1.
1. 한국의 태봉고등학교 소개
2015년 GSVC 국내대회에서 청소년 아이디어 부문 대상 수상팀인 태봉작업장학교는 경남 마산 태봉고등학교 내 작업장 형태의 교육공간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며 지역주민들에게 전문 직업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배워서 만든 제품은 이곳에서 판매되며, 학부모, 어르신들이 강사이자 소비자로 함께하여 지역 내 세대 간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자율형 공립 기숙 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는 배움의 공동체 원리를 적용하며 높은 참여율과 만족도를 자랑한다. 태봉고등학교는 반드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며 공부보다는 건강을 우선시하는 이념을 지향한다. 또한 학교는 자율적인 학습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배려해 주고 도와준다.
서로배움 공동체 한국의 태봉고등학교는 2010년 3월 1일에 설립되었으며 2023년 현재 학생 수는 130명(남 62명, 여 68명), 교원 수는 30명(남 14명, 여 16명)이다.
2. 한국의 태봉고등학교의 커리큘럼
주요 교과목으로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예체능을 기본으로 하며, 특히 “명상, 삶과 철학, 농사, 한 주를 여는 시간, 인턴십 프로그램 LTI(Learning Through Internship), 공동체 회의” 등이 있다. ‘한 주를 여는 시간’은 매주 월요일 아침 1교시에 전교생이 모두 참석한다.
누구나 한 번은 발표와 사회자를 할 수 있게 순서를 정해 놓고 새로운 일주일을 맞는 준비를 하고 있다. ‘공동체 회의’는 매주 수요일 7교시에 하는 회의이다. 학생이 중심이 되어 학교를 이끌어 가며 교칙, 벌칙, 문제들도 모두 학생들이 논의하여 결정하고, 교사들도 모두 참석하여 안건을 내고 회의를 같이 진행한다. LTI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에 대하여 근처의 해당 업소를 직접 방문하여 직업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
‘학교를 넘어선 학교! 사랑과 배움의 공동체’라는 학교 비전을 토대로 ‘서로 배우고 함께 나누는 행복한 사람을 육성’한다는 교육 목표는 다음과 같이 제4대 김정인 교장선생님의 인사말에서도 잘 읽혀진다. “배움이라는 것은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길을 걷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하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은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태봉고등학교는 이런 배움의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학교입니다. 교과 공부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나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공부를 하는 학교, 즉 배움이 스스로 일어나는 학교가 바로 우리 태봉고등학교이며, 이것이 태봉고등학교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2017년 3월 31일에는 교육부에서 ‘태봉고등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인가를 받아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인정을 받았다. 2015년 8월에 완공된 태봉작업장학교는 “청소년이 작업을 통해 서로 배우고 가르치고 창업하는 배움터”로써 학생운영위원회에 의해 자치적으로 운영되고 약 20여개의 직업체험 활동을 하며 태봉고등학생, 외부 초·중·고등학생, 학교 밖 청소년 등 많은 청소년들이 작업장에서 작업을 하며 치유하고 진로를 찾아간다.
3. 한국 태봉고등학교 공동체 가치의 소회
태봉고등학교 전·현직 교사가 대화식 수다를 풀어 출간한 ‘선생님들의 수다: 배움과 성찰에 목마른 교사들의 10년 실천교육학’ 도서에도 이런 태봉고등학교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와 서로를 배려하는 철학들이 잘 담겨져 있다. 하태종 교사의 대화, “태봉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려고 해요.
누군가 자기 말에 귀 기울여 주면 자신의 내밀한 감정, 생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자신을 짓누르던 감정에서 자유로워지고 해방감을 느끼게 돼요.” 손옥금 교사의 사례, “5년 전인가, 하연이가 욕을 주제로 ‘한주를 여는 시간’을 시작했어요.
욕의 기원과 의미(가족 욕이나 성적으로 비하하는 욕을 중심으로)를 발표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욕을 쓰는 것이 타인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 또 주변 사람에게 얼마나 혐오감을 주는지 당차게 그 욕을 사용해서 의미를 전달하며 이야기했죠. 이로 인해 아무렇게나 욕을 쓰던 아이들이 충격을 받고 대중 앞이나 선생님들 앞에서 조심하기 시작했어요.
” 류주욱 교사의 학생자치에 대한 소회, “학생들은 이전의 좋은 것은 이어가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 싶어 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학생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학생자치의 매력이죠. 밤을 새며 이어지는 회의로 행사를 새롭게 만들어내려는 의욕을 보였어요
.”가 그렇다. 백명기 교사는 “학교는 왜 필요한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교사들이 거기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라고 했으며, 이인진 교사는 코로나 감염병 여파로 “처음에는 학교에 오고 싶어 하던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대로가 좋다”고 한다며 학교가 역할을 제대로 못 했던 것 같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뒷부분의 다음과 같은 학생들의 수다도 정겹다. “교수님을 자주 찾아가는 것도 태봉에서 배운 것 같아요. 태봉에서는 선생님들과 친하잖아요.”, “새벽 독서 시간이 참 좋았어요. 아침 6시에 이순일 샘과 원하는 학생들이 함께 모여 책을 읽었는데, … (중략) 지금까지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상대방이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더라도 편견을 가지지 않고 존재 자체로 볼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많이 변화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체적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태봉고에서 배운 것 같아요.”
태봉고등학교는 입시경쟁에 찌든 우리 사회에 행복과 사랑, 서로 배우고 나누는 배움 공동체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자, 바라보고 나가야 할 등대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 태봉고등학교 홈페이지(2023), http://taebong.hs.kr.;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2015), “2015 소셜벤처 경연대회 300일간의 기록”, http://socialenterprise.or.kr.; 류주욱·백명기·손옥금·오도화·이인진·하태종(2021), “선생님들의 수다: 배움과 성찰에 목마른 교사들의 10년 실천교육학”, 여름언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