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 마을공동체
성미산 마을공동체에서는 성미산마을 공동체 탄생, 성미산 마을공동체의 중심성 오해, 성미산 마을공동체 사업조직, 성미산 마을공동체 정신과 자각을 중심으로 알아본다1.
1. 성미산 마을공동체 탄생
1970년대 이후 국가가 선택한 발전 주의적 경제성장 정책은 시민의 주거생활까지 파고들어 땅과 아파트를 중심으로 민간에 주택공급을 맡기고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지대 추구 행위를 제도화했다. 대한민국 수도는 ‘투기적 도시화’라는 거대한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1978년 도시 빈민 지역에서 탁아운동을 해 온 정병호와 이기범, 조한혜정 등의 대학생들은 서울시 관악구 난곡동 지역을 조사하면서 ‘어린이 걱정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에서 1978년 해송 보육학교를 설립하고, 도시 빈민 지역에서 배고프고 외롭고 위험하게 방치된 취학 전 어린이들과 함께할 활동가를 길러 냈다. 1980년 여름, 이때 보육교사가 된 이들과 대학생들이 기금을 모아 난곡동 달동네 꼭대기에 난곡 ‘해송 유아원’을 설립하였다.
해송은 1920년대 방정환과 함께 어린이 운동을 했던 마해송의 이름으로, 그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보육학교와 유아원을 해송으로 지었다. 제5공화국은 1982년 다양한 형태의 어린이집과 탁아소를 제도권으로 강제 편입시켰으며 각자의 독자성을 박탈했다. ‘해송 유아원’도 이때 운영권을 빼앗기고 1984년에 문을 닫았다.
그 이후 동대문구 창신동에 보육 시설인 ‘해송 아기둥지’를 설립했고, 1991년에는 ‘공동육아연구회’를 정식 발족시켰다. 이 연구회가 1993년부터 당사자 부모들이 직접 참여하여 설립하고 운영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1994년 마침내 어린이를 온전한 인격체로 세워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 ‘우리어린이집’을 마포구 연남동에 선보이게 되었다. ‘공동육아연구회’는 1996년에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았고, 2001년에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의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이 되었다.
2. 성미산 마을공동체 이야기의 중심성 오해
완주군 농촌 활력사업에서도 보듯이 지역공동체 운동은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면서 사회적 가치와 영향을 창출한다. 서울 마포구의 성미산 마을공동체는 경쟁교육을 거부하고 공동육아 → 대안교육 → 공동소비 마을공동체 운동으로 발전하면서 그러한 역사속에서 삶의 가치와 본질에 다가가기 위하여 노력한다.
성미산 마을공동체는 자녀 양육을 위해 이처럼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23여 년간 형성되어 온 도심 속의 마을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성미산마을은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성미산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생활문화 커뮤니티들이 형성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성미산 마을공동체는 어린이들이 커감에 따라 예나 지금이나 아이를 잘 키워 보고자 하는 부모들의 열망으로 2004년에 ‘성미산학교’라는 대안학교를 탄생시키게 되었다. 아이들을 같이 키우면서 공유 또는 함께 형성되는 비슷한 사고와 가치관은 자연스럽게 마을 활동과 공동소비 생활로 이어졌고, 이것이 마을공동체 협동조합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성미산 마을공동체는 공동체가 단일한 기획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것도 아니다. 성미산마을에는 다른 지역의 공동체 운동과는 달리 “중심은 있으나 경계는 없고, 전문적인 지역 활동가는 없으나 마을 활동은 있고, 조직의 실체는 없으나 어느 순간에 커다란 움직임이 있다.” 기존의 공동체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에 의해 성미산마을은 때로는 오해와 과장, 환상이 발생한다.

3. 성미산 마을공동체 사업조직
성미산 마을공동체는 1994년에 개원한 우리어린이집과 2005년에 개원한 공동육아 협동조합 성미산어린이집이 있으며,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다니는 도토리방과후 어린이집이 있다. 망원 1동에는 또바기어린이집이, 성산 2동에는 참나무어린이집이 있다.
2009년에는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에서 구립 성미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2015년 현재 공동육아어린이집 70곳, 방과후교실 15곳, 지역아동센터 6곳, 대안초등학교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회원 수 5000여 명이 함께하는 우리나라 공동육아의 산실이며 든든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성미산학교는 초·중·고 교육을 통합한 12년제 대안학교이며, 정원의 10%는 장애인이 입학하는 장애인통합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2015년 현재 약 170명의 학생들이 있다. 2000년에는 마포두레생협이 만들어졌으며,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2013년 울림두레생협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지금은 성산점, 용강점, 신내점, 북가좌점, 망원점 등 5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2001년에는 제1회 성미산마을 축제를 주최하여 오늘까지 이어 오고 있다. 2002년에는 마을의 여성들이 힘을 모아 친환경유기농 반찬가게인 동네부엌을 만들었으며, 카센터협동조합 및 작은나무카페가 운영되었다. 이외에도 재활용 되살림가게, 유기농 성미산밥상, 공동주택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비누 제품을 만드는 비누두레, 바느질공방 한땀두레, 성미산대동계, 성미산동네금고, 장애인을 위한 좋은날협동조합 등이 운영되고 있다.
2009년에는 성미산마을극장이, 2012년에는 마포의료생활협동조합이 성미산마을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창립되었으며, 2009년부터는 성인식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성미산마을은 많은 시민단체 및 문화예술단체들이 서로 연결을 맺고 있다.
4. 성미산 마을공동체 정신과 자각
도심의 사람들이 살기 좋은 환경 속에서 지내려면 자녀 양육을 위한 좋은 환경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성미산마을을 통하여 느낀 점은 공동육아, 교육시설, 일상생활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는 장소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마을 내에서 이처럼 삶과 밀접한 시설들은, 큰 도로도 구획되어 집합적이고 복합적인 공공시설의 건설보다는 주민들의 접근성이 높은 도보 거리 내에 분산 배치하여, 생활의 필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여유를 가지면서도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제는 공동체의 시설 및 환경과 우리들의 생활방식이 경쟁이나 겉모양을 위하여 동원되고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삶의 가치를 높이고 가족과 이웃에 대한 애착과 공동체의 소속감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누군가는 성미산이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개개인이 한도 없이 잉여를 축적하고 부에 종속되는 경제적 목적주의 세상에서 사람과 문화가 목적이 될 수 있는 공동체, 그래서 경쟁 교육을 거부하고 협동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는 것을 성미산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었을 것이다.
저비용으로도 궁핍하지 않고 인간과 문화를 우선하는 삶을 영위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노후의 불안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다종다양한 사람들과 폭넓은 관계망 형성 노력은, 성미산의 협동조합 공동주택 소행주처럼 발전주의가 만들어 놓은 획일적인 아파트 문화를 거부하고 주택시장에서 투기적 자본 수익률은 없지만 각자의 욕망에 충실한 자기가 살고 싶은 공간을 지어 올린 것인지도 모른다. 성미산마을은 진정한 의미에서 삶의 가치를 생존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성미산마을은 삶의 가치를 성적이나 집안 형편, 재물에 두는 것이 아니라 행복에 두는 것,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사상, 동학의 인내천 사상이 말하는 하늘 아래 우리는 모두가 하나이고 한마음이었던 인문학적 가치가 경제적인 욕심에 갇히어 각자 고립되었던 것을 다시금 한마음 공동체로 회복하게 하려는 인간의 회귀본능이 발휘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김동완·신혜란(2016), “대항품행 그리고 성미산 스타일”, 경제와사회, 111, 174-204.; 박경옥·정지인(2015), “도심 마을공동체 내 거주자의 상호 작용과 공동체의식”, 한국생활과학회지, 24(2), 185-204.; 위성남(2013), “도시 속에서 함께 살아남기”, 황해문화, 80, 61-78.; 사람과마을 다음 카페(2018), http://cafe.daum.net/sungmisanpeople.; 울림두레생협 홈페이지(2018), http://woollimcoop.org.; 공동육아와마을공동체교육 홈페이지(2018), http://gongdong.or.kr.; 어린이 문화연대 다음 블로그(2018),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크는 공동육아”, http://cafe.daum.net/children.c.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