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의 개념과 이사회 역할
1. 지배구조의 개념, 글로벌 대기업의 지배구조 현황
지배구조(Governance)는 “가족, 사회 집단, 공식 또는 비공식 조직, 관할 구역 또는 영토를 넘는 모든 사회 체계 속에서 법률, 규범, 권력, 사회언어 등에 의하여 진행되는 상호작용 및 관리 절차”를 말한다. 지배구조는 조직이나 사회의 기능을 위한 의사결정, 규칙의 설정, 작동의 원리 등을 포괄한다.
효과적인 지배구조는 질서를 유지하고 목적을 달성하며, 조직 내에서 공동체나 구성원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나아가 투명성을 촉진하고 이해관계자들 간의 신뢰를 조성하며 변화에 적응하여 조직이나 사회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반응력과 탄력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실무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와 공공의 지배구조는 그 의미에 차이가 있다.
과거 기업의 지배구조는 “주로 주주, 경영진, 이사회를 의미하는 용어로 이사회가 기업을 지휘, 관리 또는 통제하는 방식으로써 일련의 과정, 관습, 정책, 법과 제도”의 의미로 좁게 생각했다. 이때는 주로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면서 기업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도록 경영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통제하는 것으로 설명해 왔다1.
요즘의 기업 지배구조는 “내부 이해관계자의 이득, 관리와 통제 활동뿐만 아니라 투명, 공정, 반부패, 윤리경영과 같은 사회의 책임 있는 행동에 대한 규칙 및 규범 등을 정하고, 실행하도록 유지하며,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유니레버의 기업 거버넌스는 모든 유니레버 직원이 사업 활동에서 충족해야 하는 행동 기준을 ‘Unilever의 기업 원칙 강령(Unilever’s Code of Business Principles)’ 문서에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거버넌스 이행을 위한 약정을 ‘Unilever의 거버넌스(The Governance of Unilever)’ 문서에 명시하고 준수 사항은 최신 연례 및 회계 보고서의 거버넌스 섹션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공공의 지배구조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민간기업, 시민사회 및 지역공동체 등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의사결정 및 실행 체계”를 말한다. 현대사회의 빈곤과 실업, 소득과 부의 양극화, 사회적 갈등과 같은 문제들은 공공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우며 민간기업, 시민사회 및 지역공동체가 함께 협력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2.
아래의 표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유럽과 미국,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의 10대 주주 분포이다. 표를 보면 유럽과 미국의 기업들은 투자기관이 주식을 많이 소유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투자기관인 뱅가드(The Vanguard Group, Inc.)와 노르게스(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 등은 국내·외 기업 모두에서 최대 5개 기업 이상의 주식을 높은 비율로 소유하고 있다.
유럽 S사는 자국 정부 및 공공금융의 소유가 각각 5, 6위에 들어있으며 자사 직원 소유의 비중도 2위로 높다. 한국 S사는 오너 및 오너 일가, 계열사의 주식 소유 비중이 높으며 공공기관인 국민연금공단도 높은 비중으로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3.
| 구분 | 유럽 S사 | 미국 A사 | 한국 S사 | 유럽 N사 | 미국 M사 | 한국 k사 |
| 1위 | 투자사 V 3.3% | 투자사 V 8.1% | 관계사 L 8.5% | 투자사 V 3.5% | 투자사 V 8.0% | 오너 K 23.6% |
| 2위 | 자사직원 2.4% | 투자사 V-Sub 7.9% | 공공기관 N 7.6% | 자사 3.0 % | 투자사 V-Sub 7.8% | 기업 M 5.9% |
| 3위 | 투자은행 N 2.4% | 투자지주 B 5.8% | 관계사 C 5.0% | 투자은행 N 2.9% | 투자은행 F 4.5% | 공공기관 N 5.4% |
| 4위 | 자사 2.0% | 투자은행 S 3.6% | 오너일가 H 1.6% | 투자사 C1-W 1.8% | 투자은행 S 3.8% | 기업 S 2.4% |
| 5위 | 정부(프랑스) 1.7% | 투자사 B 2.1% | 오너 L 1.6% | 투자사 U(스위스) 1.4% | 투자사 C1-G 2.3% | 투자사 V 2.3% |
| 6위 | 공공금융 C 1.7% | 투자사 G1 1.7% | 투자은행 N 1.5% | 투자사 C2(스위스) 1.3% | 투자사 B 2.2% | 자사 1.9% |
| 7위 | 투자사 M(영국) 1.6% | 투자은행 F 1.3% | 관계사 F 1.4% | 투자사 Z 0.8% | 투자사 T-Sub 2.0% | 투자은행 N 1.0% |
| 8위 | 투자사 M 1.5% | 투자사 T-Sub 1.2% | 오너일가 L1 0.89% | 투자사 M 0.7% | 투자사 C1-W 1.9% | 투자사 I 0.5% |
| 9위 | 투자사 G2 1.4% | 투자은행 N 1.0% | 오너일가 L2 0.79% | 투자사 G1 0.6% | 투자사 G1 1.8% | 투자은행 F 0.3% |
| 10위 | 투자사 B(영국) 1.3% | 투자은행 N-T 1.0% | 자산관리A 0.52% | 투자은행 F 0.5% | 투자은행 N 1.5% | 투자사 G1 0.3% |
표의 주주 비율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유럽 기업들은 유럽 혹은 자국 투자기관, 자사 및 자사 직원, 자국 공공기관 등 다양한 주식 보유 형태를 나타내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오너 일가와 자국의 공공기관, 관계사들이 보유한 주식의 비중이 높다. 이러한 구조는 자국의 기업들이 해외 투자기관과 경영권 분쟁 시에 방어할 수 있는 토대를 준다.
한국 기업들의 재벌(Chaebol) 오너 중심 소유 구조는 종종 국가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고 대외적인 리스크로 작용한다. 문제 발생 시에 여전히 국가 및 기업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한국 사회는 경제발전 단계에서 누린 재벌의 과도한 시장 지배력과 팽창, 그리고 그로 인한 국가 부도의 경험과 국민 생활의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재벌의 소유권 상속과 같은 문제를 개선하고 좋은 지배구조로 경영하여 기업 경쟁력 제고와 함께 중소기업 상생발전과 사회에 대한 책임도 함께 해야 한다4. 한국 사회에서 국가 경제력에 맞는 규모있는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함께하는 투자기관, 더 큰 영향력을 갖춘 투자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2. 기업 지배구조 평가의 주요 요소
GRI는 “최고경영자와 이사회의 구조, 기능, 역할, 평가, 보수와 함께 윤리 및 투명성, 이해관계자 참여와 보고 관행”을 지배구조의 주요 지표로 구성한다. SASB의 지배구조 요소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에 내재되어 있고 광범위한 이해관계자 그룹(예: 정부, 지역사회, 고객 및 직원)의 이해와 잠재적으로 상충되는 문제를 관리하는 것”을 포함하며, “규제 준수, 정치적 영향력, 위험 관리, 안전 관리, 공급망 및 자재 소싱, 이해 상충, 반경쟁적 행동, 부패 및 뇌물 수수” 등을 포함한다.
삼정KPMG는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 뇌물 및 반부패, 로비 및 정치 기부, 기업윤리, 내부 준법감시 시스템, 공정경쟁”을 지배구조의 주요 지표로 한다. 딜로이트(Deloitte) 안진회계법인의 ESG 나침반(ESG Compass)은 “지배구조 체계, 이사회 참여·구성·운영·역동성·보고, 의장 리더십, 성과 평가, 윤리경영”을 주요 지표로 구성한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 구 분 | 지배구조 평가요소5 |
| GRI | 최고경영자 및 이사회의 구조, 기능, 역할, 평가, 보수와 함께 윤리 및 투명성, 이해관계자 참여와 보고 관행 |
| SASB | 규제 준수, 규제 및 정치적 영향력, 위험 관리, 안전 관리, 공급망 및 자재 소싱, 이해 상충, 반경쟁적 행동, 부패 및 뇌물 수수 |
| KPMG |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 뇌물 및 반부패, 로비 및 정치 기부, 기업윤리, 내부 준법감시 시스템, 공정경쟁 |
| Deloitte | 지배구조 체계, 이사회 참여·구성·운영·역동성·보고, 의장 리더십, 성과 평가, 윤리경영 |
ESRS는 지속가능성 문제의 모니터링과 관리 및 감독을 위해 시행하는 지배구조의 절차와 통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공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ESRS의 세부적인 공시는 ‘GOV-1. 행정, 관리, 감독 기관의 역할’, ‘GOV-2. 사업의 행정, 관리, 감독 기관에 제공되는 정보 및 지속가능성에 관한 사항’, ‘GOV-3. 인센티브 제도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성과의 통합’, ‘GOV-4. 사업 실사서’, ‘GOV-5. 지속가능성 보고에 대한 위험 관리 및 내부 통제’의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6.
세부적으로는 그 아래 18가지 항목에서 약 40가지 내외의 지수를 보고하도록 한다. 이사회 구성과 관련된 보고 지수로는 ‘사내 임원 및 비상임 위원의 수’, ‘여성과 남성 이사회 구성원의 평균 비율’,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원의 비율’이 있다.
3. 이사회와 의장의 역할과 기대
유니레버는 ‘Realising our full potential’이라는 부제의 년간 보고서에서 “이사회의 주요 역할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상호 이익을 위해 유니레버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공을 보장하는 것(The Board’s primary role is to ensure the long-term sustainable success of Unilever for the mutual benefit of all our stakeholders)”임을 밝히고 있다7.
이사회는 지속가능성의 위험 및 기회, 그리고 그 영향을 통제하고 관리, 감독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의사회 의장의 책임은 이사회와 위원회가 헌장에 명시된 기능을 수행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이사회는 회사의 전반적인 방향을 결정하고 최고경영자를 고용하거나 해고한다. 자원의 사용을 검토하여 승인하고 재무 및 운영 보고의 적절성과 절차를 모니터링한다.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전략의 수립, 계획과 실행, 대외 관계 및 이사회에 대한 책임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동시에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를 맡는 일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사회 의장을 최고경영자로 구성한다면 이사회가 어떻게 최고 경영진을 적절하게 감독할 수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사회의 임무가 경영진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며 중요한 업무를 결정하고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8.
미국 법률 연구소의 강령에서는 이사회의 여러 기능 중에서 ‘기업의 위기 검토와 관리, 감독’, ‘법인의 법적 및 윤리적 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정보 수신 및 보고’를 명시하고 있다. 이사회의 운영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이득을 고려하고 사회적 및 환경적 성과를 촉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전략의 개발과 실행을 지원하고 통제하는 역할이 강조된다.
이사회는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더 많은 독립적인 사외이사와 여성 이사, 전문성을 보유한 재무 전문 감사위원회의 이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하여 기업은 위기에 대하여 사전 예방적이고도 포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9.
한국 기업은 미국 기업에 비하여 이사회의 규모가 적고 이사회의 독립성도 낮은 편이다. 사내 경영 이사는 일반적으로 회사에 고용된 임원이지만 독립적인 사외이사는 회사와 관계되지(linked) 않은 임원을 말한다. 독립적인 사외이사의 비율이 높은 것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향상시킨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기업 외부의 이해관계자 요구와 사회적 및 환경적 성과를 높인다.
미국의 투자자들은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넘는 법인에는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하려고 한다. 이사회 구성에 관한 분석 자료에 의하면 전형적인 미국 대기업의 이사회는 평균 9~10명 내외이며 그중에서 80% 가까이는 독립적인 사외이사인데 반하여, 한국의 이사회는 평균 6명 내외이며 사외이사의 비율은 50%를 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가 사내이사보다 덜 편향적이고 경영진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사회의 이사 중 과반수가 독립적인 사외이사일 것을 주장하는 주된 이유이다. 또한 독립적인 외부의 구성원으로 감사(위원회) 및 기업지배구조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한다10.
- Jean Jacques du Plessis, Anil Hargovan, and Jason Harris(2018), “Principles of Contemporary Corporate Governance, 4ed”, Cambridge University Press. ↩︎
- 강병준(2014), “거버넌스 관점에서의 사회적 경제조직의 성과요인 분석: 이해관계자의 인식조사를 중심으로”, 공간과 사회, 24(3), 5-46.;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2016), “알기 쉬운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 Bevir, Mark(2013), “Governance: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University Press.; Wikipedia(2024), “Governance”, https://en.wikipedia.org/wiki. ↩︎
- MarketScreener(2024), “Samsung Electronics Co., Ltd., Apple Inc., Schneider Electric SE, Kakao Corp., Meta Platforms, Inc., and Nestlé S.A.”, https://marketscreener.com. ↩︎
- Phil-Sang Lee(2000), “Economic Crisis and Chaebol Reform in Korea: Discussion Paper No. 14”, APEC Study Center and Columbia Business School.; Klingler-Vidra, R., and Pacheco Pardo, R.(2019), “Beyond the Chaebol? The social purpose of entrepreneurship promotion in South Korea”, Asian Studies Review, 43(4), 637-656. ↩︎
- GRI(2024), “GRI Standards”, https://globalreporting.org.; SASB(2024), “SASB Standards”, https://sasb.org.; 이준희(2020), “한국기업들의 ESG 경영을 위한 변화Ⅰ: ESG 경영의 개념과 접근 방법”,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이효정·김규림·임두빈·박도휘·전창의·장지혜(2021), “ESG의 부상,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Samjong INSIGHT, 74, 삼정KPMG 경제연구원. ↩︎
- ESRS(2023), “Commission Delegated Regulation(EU) 2023/2772 of 31 July 2023”, Official Journal of the European Union”, L series, 1-284. ↩︎
- Unilever(2023), “Unilever Annual Report and Accounts 2023”. ↩︎
- J. David Hunger and Thomas L. Wheelen(2011), “Essentials of Strategic Management, 5ed”, Prentice Hall.; Sidley Austin LLP(2022), “At a glance: responsibilities of company boards in USA”, https://lexology.com. ↩︎
- haukat, A., Qiu, Y., and Trojanowski, G.(2016), “Board attributes,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strategy, and corporate environmental and social performance”, Journal of Business Ethics, 135, 569-585.; Sidley Austin LLP(2022), “At a glance: responsibilities of company boards in USA”, https://lexology.com. ↩︎
- 이창민·석우남(2017), “사외이사, 독립이사 그리고 기업가치: 한국과 미국의 비교연구”, 비교경제연구, 24(1), 31-54.; 삼일PwC 거버넌스센터(2022), “2022 이사회 트렌드 리포트, 상장사 이사회 현황과 시사점”.; J. David Hunger and Thomas L. Wheelen(2011), “Essentials of Strategic Management, 5ed”, Prentice Hal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