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ESG 지배구조 벤치마킹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

1. 발렌베리 그룹 소개

지속가능경영 ESG 지배구조 벤치마킹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은 1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유럽 최대, 최고의 기업집단으로써 전문경영인 및 노동자 중심, 기업 투명성, 사회공헌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국민적 지지와 사회적인 존경을 받으며 소유지배구조의 세계적인 벤치마킹 사례로 칭송을 받고 있다. ‘2023년 지속가능보고서’는 여기서 요청(→ 자료수신요청)이 가능하다1.

발렌베리(Wallenberg) 그룹은 2012년 현재 스웨덴 GDP의 37%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2019년을 기준으로 스웨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스웨덴 대표 기업집단이다. 또한 스웨덴 인구의 4.5% 정도인 40여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금융 및 비금융 기업집단이다. 1856년 설립 이래 166년에 걸쳐 경영권을 계승하고 있는 스웨덴의 유태계 가문으로 영국의 유태계 가문인 로스차일드에 뒤지지 않을 만큼 유명한 가문이다.

지속가능경영 ESG 지배구조 벤치마킹 스웨덴의 발렌베리는 지주회사인 인베스터 AB를 기반으로 가전·건설·금융·항공·제약·통신 등의 스웨덴 기업과 세계적인 기업 19곳을 포함해 100여 개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계열사는 가전제품 업체 일렉트로룩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외에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 방위 산업체 사브, 광산장비 및 공기압축기 제조기업 아트라스콥코, 의료장비 업체 갬브로, 베어링 생산기업 SKF, 항공운항 기업 스칸디나비아 에어라인, 전력, 자동화기술, 로봇공학 분야의 ABB, 전동공구 업체 허스크바나, 은행인 SEB 등이 있다.

2. 발렌베리 그룹 창업

지속가능경영 ESG 지배구조 벤치마킹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은 설립자인 안드레 오스카(André Oscar) 발렌베리가 은행을 창립하면서 시작되었다. 안드레는 1816년에 루터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1832년 17세였던 젊은 시절에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해군장교가 되었다. 견습 사관으로 미국에서 2년간 머무는 동안 정글과도 같은 미국 금융업계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이후 은행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 스웨덴 해군은 소속을 해군에 두면서도 다른 일을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독학으로 은행업에 대해 공부하면서 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꿈을 키웠다. 안드레는 스웨덴 최초의 증기선인 린셰핑(Linköpings ship) 호의 선장을 역임했으며 중부지역 해군책임자를 거쳐 순스발(Sundsvall) 지역의 의회 의원으로 선출되었다. 이것이 안드레가 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당시 스웨덴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던 산업혁명으로 공업화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지만 제대로 된 은행이 없어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못했다. 이에 안드레는 1856년에 은행을 세워서 국내 및 해외에서 유치한 자금으로 국내 산업에 공급하면서 박대한 부를 쌓았다. 이것이 오늘날 발렌베리 그룹의 모태인 은행 SEB의 원류이다.

3. 발렌베리 그룹 지배구조 방식

지속가능경영 ESG 지배구조 벤치마킹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 계열사의 배당금 대부분은 발렌베리 가문의 재단을 통해 사회에 환원되며 일부는 사업에 재투자한다. 매년 재단으로 모이는 배당수익의 20% 정도는 재투자에 쓰이고 나머지 80%는 후원 사업에 쓰인다. 이는 대개 대학과 도서관, 박물관 및 과학연구 등 공공사업에 투자한다.

스웨덴이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강점인 이유는 이러한 발렌베리 가문의 투자 덕택이라고 볼 수 있다. 재단의 후원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집행한다. 투자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매년 막대한 금액의 배당금을 스웨덴의 과학기술 및 학술 사업 발전 후원금으로 쓰며, 재단의 재무상황도 투명하게 공개된다.

발렌베리 가문은 계열사의 대부분을 경영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으면서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경영철학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와 이익의 사회 환원을 통해 160여년 이상의 오랜 기간 동안 스웨덴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성공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철저하게 독립적인 경영원칙을 지키기 때문에 각각의 기업에서 ‘발렌베리’라는 가문의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발렌베리 가문의 경우 기업의 주식을 경영인이 직접 소유하지 않고 지주회사인 인베스터 AB가 해당 기업의 주식을 가진다. 인베스터 AB를 다시 발렌베리 가문이 설립한 3개의 공익재단이 소유하는 방식을 취한다. 기업들의 성과를 지주회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공익재단인 발렌베리 재단이 소유하고 이를 공익과 기업의 재투자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주회사인 인베스터 AB의 구조를 보면 2019년을 기준으로 발렌베리 재단이 전체 주식의 23.3%를 가지고 있으면서 의결권은 약 50.2%의 차등의결권(Difference Dividend, 전체 발행 주식 중 일부 주식(주로 경영자의 주식)에 일반 주식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거나, 주식 보유기간에 비례해서 의결권을 차등 부여하는 제도)을 가지고 있다. 우호적인 스웨덴 연기금 지분과 개인적인 가문 일원의 지분을 합치면 외부에서 경영권 위협은 원천 차단되어 있다.

또한 기업들이 상호출자 관계로 묶여 있지 않아 적대적 인수·합병은 물론 내부적 부당거래 및 불법행위도 불가능하도록 되어있다. 이들이 보장 받는 것은 과반수가 넘는 의결권에 의한 경영권 승계이며 지분과는 무관하다. 이것이 지난 5대에 걸친 경영권 세습 과정에서 증여 및 상속에 관해 법적인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이유이다.

4. 발렌베리 그룹 지배구조의 역사와 의의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써 발렌베리 가문이 독특한 소유구조를 갖게 된 것이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1938년 스웨덴이 극심한 노사분규에 시달리고 있었을 때 정부와 경영자연합 및 노동조합이 ‘살트셰바덴(Saltsjöbaden) 협약’이라는 역사적인 ‘노·사·정 대타협’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의하여 차등의결권을 갖게 되었다. 발렌베리 가문은 기업 지배권을 보장받는 대신 배당 이익의 50%에서 많게는 85%까지 재단을 통해 교육과 여성, 아동복지 부문에 기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발렌베리 가문은 선택의 순간에서 경제적인 이익 대신에 경영권의 보장을 선택한 것이다.

발렌베리의 사회적 책임 경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원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것은 첫째,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발렌베리 가문은 수익금 대부분을 스웨덴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경영권 세습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킬 뿐만 아니라 경영성과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자연스럽게 이행하고 있다. 발렌베리 재단은 연간 1억 6000만 파운드(한화 약 2조7000억 원)를 기부한다.

둘째, 발렌베리 가문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계열사 기업들의 분식회계나 가문 친인척들의 독단적 경영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건전한 기업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투명성’과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국민적 지지와 사회적인 존경을 받고 있다. 셋째, 발렌베리 가문의 원칙은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Esse Non Videri)’이며, 가훈은 ‘존경받는 부자가 되라’이다. 발렌베리 가문은 집안단속도 철저하다.

그리고 재단과 기업 경영자는 급여만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이들은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 1000대 부자는 물론이고 스웨덴 100대 부자 명단에 끼지도 못한다. 결국 발렌베리 가문은 기업 활동을 통해 축적한 부를 자신들의 몫으로 돌리지 않고 기부와 자선활동에 사용하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발렌베리 그룹의 외교관 라울 발렌베리]

5. 발렌베리 그룹의 외교관 라울 발렌베리

발렌베리 가문 중 가장 유명한 외교관인 라울 발렌베리(Raoul Wallenberg)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스웨덴 특사로 일하면서, 홀로코스트(Holocaust, 유대인 대학살)로부터 수천 명의 헝가리 유대인들을 구했다. 이후 그는 간첩 협의로 31세의 나이에 구금 후 실종되었으며 훗날 감옥 수감 중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사망 이후에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인도주의적인 영예의 대상이 되었으며 미국, 캐나다, 헝가리, 호주, 영국 및 이스라엘의 명예시민이 되었다. 영국 런런의 그레이트 컴버랜드 거리(Great Cumberland Place)에는 그의 추모 동상이 세워져 있다.

  1. 발렌베리 홈페이지(2023), https://wallenberg.com.; 김지영(2014), “우리나라 재벌과는 너무나 틀린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이투데이.; 권홍우(2010), “99%의 롤모델”, 인물과사상사.; 박희준(2013), “스웨덴 157년 금융名家 발렌베리 가문”, 아시아경제,; 나무위키(2023), “발렌베리 가문”, https://namu.wiki.; 위키피디아(2023), “발렌베리가”, https://ko.wikipedia.org.; Investor(2013), “Annual Report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