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을 넘은 노동의 힘: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고용 연대와 10대 성공 원칙
본 칼럼은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경제 기적이라 불리는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Mondragon cooperatives)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1956년 설립 이래 자본보다는 노동 중심의 원칙을 고수하며,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어떻게 독보적인 고용 탄력성(Resilience)을 유지해 왔는지 그 경영적 실체를 조명한다.1.
1.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 탄생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Mondragon cooperatives) 복합체는 단순한 공동체를 넘어 스페인 GDP의 10% 이상을 점유하는 강력한 비즈니스 복합체다. 설립자 호세 마리아 신부의 철학을 바탕으로 기술 교육과 산업 현장을 결합하여, 연대와 협동이 어떻게 강력한 시장 경쟁력으로 치환되는지를 입증한다.
스페인 GDP(국내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몬드라곤(Mondragon)은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협동조합 복합체이다. 몬드라곤은 1956년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마다리아가(José María Arizmendiarrieta Madariaga)’ 신부가 처음 설립한 협동조합 ‘울고’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협동조합형 기술학교를 설립하고 학생 및 지역주민들과 함께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궁핍한 생활을 개선하고 연대와 협동의 문화”를 이루고자 다양한 토론과 학습 모임을 만들어 참여하고 오랜 노력과 실패 끝에 이 학교 졸업생들과 같이 몬드라곤을 창업하게 된다.
호세 마리아 신부는 몬드라곤을 설립하기까지 많은 정치적인 역경과 고난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몬드라곤의 설립자이자 정신적인 스승으로서 지금까지 영원히 남아 있다. 아래 그림은 저자가 몬드라곤을 방문했을때 본사 앞에서 찍은 사진과 몬드라곤 협동조합 총회 및 산업단지/혁신센터의 모습이다.

2.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 사업 성과와 규모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에 불어 닥친 높은 실업율의 위기 속에서도 고용 유지를 위하여 노력해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가 위치한 바스크 지역의 고용률과 실업률을 스페인의 전체 지역과 비교해 보면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먼저 바스크 지역은 2008년 경제 위기 전까지 스페인의 전체 수치와 거의 유사한 수준에서 움직였으나, 경제위기 이후에는 바스크 지역의 고용률은 이전에 비하여 2% 감소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스페인 전체의 고용률은 50% 수준으로 급감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바스크 지역이 스페인 전체 대비 약 10%p 낮은 실업률을 기록한 것은 몬드라곤의 고용 연대 시스템 덕분이다. 이는 개별 기업의 생존을 넘어 지역 경제 전체의 안정성을 지탱하는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이 갖는 위력을 보여준다.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는 본부와 함께 103개의 협동조합과 157개의 자회사 및 지사 등을 포함하여 260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크게 은행, 사회 복지 및 보험의 ‘금융 부문’, 산업용품 및 서비스 제공 등의 ‘산업 부문’, 소매, 식음료 및 농업협동조합 등의 ‘소비 유통 부문’, 몬드라곤 기술 센터 및 연구 개발, 몬드라곤 대학 및 직업 훈련과 교육센터 등을 포함하는 ‘지식 부문’으로 구분된다.
2014년 기준으로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의 전체 고용 인원은 약 7만 4000명이며 제조업 부문 노동자 조합원의 비율은 83%에 달하고, 협동조합 사업장의 여성 노동자 비율도 43%에 이른다. 총수입은 약 118억 유로(약 15조 2000억 원)에 이르며 노동자 조합원의 출자금도 16억 8800만 유로(약 2조 1746억 원)에 달한다.
3.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 성공요인
3.1 협동조합의 원칙에 충실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우리나라에서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의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몬드라곤의 핵심 경쟁력은 협동조합 간 협동(Inter-Cooperation)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에 있다. 노동 주권과 참여 경영을 포함한 10대 원칙은 구성원의 주인의식을 고취하고, 위기 시 임금 삭감과 인력 재배치를 가능케 하는 강력한 지배구조(Governance)의 근간이 된다.
이것은 민주적인 의사 결정의 좋은 지배구조와 일자리 제공을 통하여 조합원이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이익의 분배를 통하여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나누는 시스템을 구축하였기에 가능했다.
이런 점은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 10원칙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반적으로 노동자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원칙보다 훨씬 강력하게 ‘자본보다는 노동 중심의 원칙’과 ‘노동자 참여 경영’의 원칙을 지향하고 있다.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 10원칙은 ‘공개적인 조합원 제도(Open Admission)’, ‘민주적인 조직(Democratic organization)’, ‘노동 주권(The Sovereignty of labour)’, ‘자본은 부차적 수단(Instrumental andSubordinate Nature of capital)’, ‘참여 경영(Participatory Management)’, ‘급여 연대(Payment Solidarity)’, ‘협동조합 간의 협동(Inter-Cooperation)’, ‘사회 변혁(Social Transformation)’, ‘보편성(Universality)’, ‘교육(Education)’이다.
3.2 경제위기 시대의 고용연대, 협동조합간 협동
특히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내의 협동조합인 ‘파고르전자’의 파산에 대처하는 후속 조치는 ‘고용 연대’의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 전자제품 회사로 성공했던 파고르는 2008년 경제 위기 이후에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파산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의 지원과 조합원 임금삭감 운동에도 파고르전자의 파산을 막지는 못하였으며, 조합원은 출자금을 허공에 날리고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파고르전자 파산 이후 몬드라곤은 파고르전자 조합원에게 실업 기간 동안 기존 급여의 80%를 제공하였고, 재교육과 취업 지원을 통하여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몬드라곤의 다른 협동조합에 재취업했으며, 파고르전자에서 받던 임금 및 고용 조건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조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몬드라곤 협동조합들이 연관 산업을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었던 점에 기인하였으며, 무엇보다도 협동조합 간 협동의 원칙이 발휘되었기 때문이었다.
3.3 교육 및 재교육 시스템, 노동연대금고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 성공의 또 다른 이유에는 ‘교육 및 재교육 시스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몬드라곤의 교육은 협동조합이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주도하는 몬드라곤 대학교와 몬드라곤 자체 교육센터에서 협동조합 구성원들을 위한 조합원 교육, 관리자 교육, 최고경영자교육 등을 진행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하여 협동조합의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제고시켜 왔다. 아울러 연구 개발을 혁신의 원천으로 생각하고 몬드라곤 대학교 및 연구개발센터를 통해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이를 경영시스템에 연계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노동인민금고(Caja Laboral)는 몬드라곤 생태계의 심장 역할을 하는 금융 엔진이다. 조합 이익의 재투자와 조합원 예치금을 결합하여 외부 금융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내부 자본 순환을 통해 신규 사업 확장과 위기 기업 지원을 수행하는 자립형 경제 시스템의 정수다.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는 스페인 연방법에 따라서 협동조합 이익의 10%를 교육에 배분하고, 나머지 45%는 조합에 재투자하며, 45%는 조합원에게 분배하여 노동인민금고에 예치함으로써 조합에 대출해 줄 수 있는 자금의 원천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합원에게는 이자를 제공하고 퇴직 시 또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경우에 예치금을 찾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협동조합의 이윤을 다시 지역사회에 재투자하고, 조합원들은 적극적으로 협동조합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조합원의 발전이 지역사회에서 선순환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 yesESG 비즈니스 인사이트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사례는 ESG 경영에서 사회(S) 영역의 핵심인 ‘고용 안정’과 ‘지역 상생’이 어떻게 재무적 성과와 결합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파고르 전자’의 파산 위기 당시 보여준 전사적 인력 재배치와 급여 연대는,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전통적 경영 방식이 놓치기 쉬운 ‘지속가능한 회복탄력성’의 가치를 일깨워줍니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단기적인 인력 감축보다는, 몬드라곤의 사례처럼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와 교육 시스템을 강화하여 위기에 강한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yesESG는 이러한 글로벌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각 조직이 처한 환경에 최적화된 상생형 지배구조 설계와 임팩트 파트너십 전략을 컨설팅하여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제고를 돕겠습니다.
- 김성오(2012),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역사비평사.; 김성오(2013), “고용창출 사례: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월간노동리뷰, 6월호, 47-60.; 최석현(2015), “한국의 복지수준과 재정의 균형: 사회적경제와 지역의 사회복원력”, 사회정책연합 공동학술대회, 1053-1069.;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2015),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해외연수 결과보고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