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이 창조가 되는 도시: 가나자와(金澤)시의 역사 경관 보존 조례와 민관 협력 거버넌스 전략
본 칼럼은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도시인 가나자와(金澤)시의 사례를 통해, 지역의 역사 자산이 어떻게 현대적 예술 활동과 결합하여 지속가능한 도시의 경쟁력으로 진화했는지 분석한다. 1968년 제정된 일본 최초의 경관 보존 조례와 주민 주도의 거버넌스가 만들어낸 성과를 조명한다1.
1. 가나자와(金澤)시 인구통계 및 전통환경보존조례
이시카와현은 일본 열도 중앙에서 조금 아래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북쪽으로는 해변이 접해 있는 지방으로 지형은 남서에서 북동에 걸쳐 가늘고 길게 퍼져 있다. 이시카와현에는 가나자와 이외에 10개의 시가 있는데, 2019년 10월 31일 현재 인구는 114만 명이다. 가나자와시는 이시카와현의 현청 소재지로서 면적 467.77㎢, 인구는 2016년 1월 현재 46만 5191명에 이른다.
관광도시로 유명한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전쟁의 화를 모면했기 때문에, 시가지에는 새로 개발된 근대적 건축물과 함께 역사적인 거리가 공존하고 있다. 가나자와시의 ‘히가시(동쪽) 찻집거리’는 2001년에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지정되었으며, 일본 게이샤의 찻집문화가 전수되어 옛 모습과 찻집에서의 게이샤 공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오고 있다.

문화예술촌 가나자와시의 혁신은 1968년 일본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전통환경보존조례를 제정한 선제적 결단에서 출발했다. 이는 무분별한 도시 개발로부터 지역 고유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였으며, 단순한 건축물 보존을 넘어 주민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문화예술 기반의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는 장기적 리스크 관리 전략이었다.
이러한 전통 환경 보존 전략은 기본적으로는 지역의 역사 자원을 보존하고, 주민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데 있지만, 이를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을 권장하고 관광을 활성화할 목적도 함께 존재한다.
먼저 도시의 전통 경관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건축물과 목죽(木竹)은 보존 대상물로 지정하고, 이를 변경할 경우에는 신고하도록 하였다. 구도심 18.87㎢의 광범위한 지역을 ‘전통환경보존구역’으로 지정하였으며, 2004년을 기준으로 29개 건조물이 이 조례에 의하여 시 지정 보존 건조물로 지정되었다.
가나자와 모델의 핵심은 행정이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지역 주민이 실질적 이행을 주도한 민관 거버넌스에 있다. 주민 스스로 조사위원회를 결성해 보존 가치를 발굴하고 상업적 가판대 이전 등 경관 훼손 요인을 자율적으로 관리한 노력은, 2001년 히가시 찻집거리가 중앙정부의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지정되는 결정적 동력이 되었다.
2. 가나자와(金澤)시 발전과 지역공동체 노력
중앙정부로부터 전건지구로 지정되면 보존사업 예산의 절반을 국가가 부담하며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효과가 있다. 2003년을 기준으로 일본의 60여 개 전건지구를 방문한 관광객은 연간 280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히가시 찻집거리는 2001년 중앙정부에 의해 전건지구로 지정되어 수많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주요 관광명소가 되었다.
또한 찻집거리의 예기(역주: 기생들의 예능)들에 의해 전수되고 있는 가나자와 ‘스바야시(역주: 일본의 전통음악 및 무용의 일부 악기만으로 연주하는 매우 특색 있는 전통 예능)’를 시의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육성을 위하여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의 유네스코 창의도시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가입은 가나자와의 유·무형 자산이 세계적 수준의 문화적 가치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방적 공장을 재생하여 탄생한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은 유휴 산업 시설을 시민 중심의 창작 공간으로 전환한 공간 업사이클링의 정수이며, 가나자와 예술창조재단이라는 전문 기구를 통해 체계적인 문화예술 거버넌스를 실현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네트워크에 지정된 한국의 도시를 잠깐 살펴보면 공예와 민속 예술(Crafts & Folk Art)로 지정된 경기도 이천시(2010년), 경상남도 진주시(2019년), 경상남도 김해시(2021년)가 있으며 디자인(Design)으로 지정된 도시는 서울특별시(2010년), 영화(Film)로 지정된 도시는 부산광역시(2014년), 미식(음식, Gastronomy)으로 지정된 도시는 전라북도 전주시(2012년), 강원도 강릉시(2023년), 문학(Literature)으로 지정된 도시는 경기도 부천시(2017년), 강원도 원주시(2019년), 미디어 아트(Media Arts)로 지정된 도시는 광주광역시(2014년), 음악(Music)으로 지정된 도시는 경상남도 통영시(2015년), 대구광역시(2017)가 있다2.
문화예술촌 일본의 가나자와시가 전통역사도시로서 일본 국내·외에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대대로 내려온 역사 자산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전통 예기라는 무형 자산을 배경으로 예기들이 살던 건조물을 보존하고 히가시 찻집거리를 중앙정부의 전건지구로 지정되기까지 지역주민들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며 공동체 스스로가 자신의 마을을 보존·활용하도록 이끌었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 스스로 조사위원회를 결성하고 마을을 조사하여 보존할 부분과 지원받을 부분을 결정하고 이를 추진하였다. 또한 전통적인 외관을 훼손하는 상업용 가판대나 주차 차량을 건물 내부로 이전하는 등 공동체 스스로 마을의 전통 경관을 살리는 데 노력하였고, 전통 예기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 형성과 이를 보존·계승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3. 지역공동체 주도로 성공한 문화관광마을 가나자와(金澤)시
또한 지역의 문화예술단체, 지역주민단체와 함께 대중적인 문화로 인식되도록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지역공동체 주도로 진행된 이러한 문화예술 활동들이 오늘의 성공한 문화관광마을 가나자와를 만들었다.
가나자와 마을의 시민예술촌, 21세기 미술관, 창작의 숲, 공예공방 등에서는 가나자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고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나자와시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곳이 시민예술촌이다. 이곳은 가나자와시에서 ‘다이와 방적 주식회사’ 공장을 매입하여 예술공간으로 꾸며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문화예술촌 일본의 가나자와시에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문화 및 예술 활동을 총괄 기획하는 ‘가나자와 예술창조재단’이 있다. 재단의 이사회는 문화예술전문가와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의원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가자자와시의 모든 문화예술 활동은 재단의 사무국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재단 사무국 아래로 각종 미술관과 문화홀, 아트홀, 공예공방 등의 문화예술 공간이 있으며 각 공간에는 관장 혹은 촌장, 관리책임자 및 직원들이 각 시설의 기획과 관리를 맡아 운영한다.
💡 yesESG 비즈니스 인사이트
가나자와시의 사례는 ESG 경영에서 사회(S) 영역의 핵심인 지역 사회 자산 보존과 이해관계자 참여가 어떻게 도시의 강력한 브랜드 자산으로 치환되는지 입증합니다. 이들은 ‘조례’라는 제도적 틀 위에 ‘주민의 자발성’이라는 핵심 엔진을 결합하여, 전통과 현대 예술이 상생하는 독보적인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지속가능성의 전문성을 결합하여 분석해 볼 때, 가나자와의 성공은 단순히 과거를 지키는 데 머물지 않고 유휴 시설을 예술촌으로 재생하는 등 역사 자산의 창조적 활용을 시도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는 지역 소멸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지자체나 지역 기반의 테마파크 및 문화 사업을 구상하는 기업들이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할 로컬 임팩트 전략입니다. yesESG는 이러한 글로벌 문화 재생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우리 기관과 기업들이 지역의 고유한 서사를 발굴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문화 관광 리딩 브랜드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전략 로드맵을 제공하고 전 과정의 실행을 지원합니다.
- 가나자와 홈페이지(2018), http://kanazawa-tourism.com.; 한국지방행정연구원(2013), “현대적 지역공동체 모델정립 및 활성화 방안 연구”, 안전행정부.; 김혜동(2011), “일본 가나자와, 쇠락한 방직공장을 시민예술촌으로”, 홍주일보.;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홈페이지(2023), https://artvillage.gr.jp.; 정수희(2017), “도시의 문화자산으로서 공예와 공예도시 연구: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를 중심으로”, 문화콘텐츠연구, 14, 81-107.; 최중석 외(2023), “사회적경제학(Social Economics), 도서출판 좋은땅”. ↩︎
- https://ko.wikipedia.org/wiki/유네스코_창의도시_네트워크. ↩︎





